남북 단일팀

그럴 수 있다. 통일은 '민족의 숙원'이고 '대의'다. 그를 위한 한 걸음 전진,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전 세계인 앞에서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그리고 의미있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남북 간의 합의도 순조롭게 끝났다고 한다. 어허 참으로 감동적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와 관련한 기사가 쏟아지는데 대략 내용을 보니 그런 남북 단일팀 구성에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를 빠트리고 진행을 했다. 다름 아닌 단일팀을 구성하는 선수단의 선수들 개인에게는 충분한 이해를 구하지 않고, 아주 급박하게 멋대로 국가적 권위를 내세워 이런 일을 진행한 것이다.

이건 뭐랄까? 한마디로 좆같은 짓이다. 그나마 순수성과 평화적인 경쟁을 담보하는 스포츠에 정치적인 이해가 끼어드는 것만으로도 짜증나는 일인데, 거기다가 '선수 개인' 의 올림픽을 향한 수년 간의 꿈과 노력을 씨발 개무시하고 지줫꼴리는대로 단일팀을 편성해서 갑자기 모르는 선수들과 한 팀을 구성해서 알아서 엔트리 짜고 연습해서 나가라고?

이건 말이다. 비슷한 광경이 과거에도 많았다. 단일팀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에 드러나는 이런 모습 말이다. 내가 예전부터 글에 자주 언급해온 여전히  국가와 사회, 인간들 사이에 팽배한 그것. 

그렇다. 전체주의다. 개인은 '국가'라는 전체, 통일이라는 '대의'를 위해 얼마든지 희생해도 좋다는 씨팔개좆같은 사고방식 말이다.

이번 일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고, 성토돼야 한다. 뭐 내가 부들부들 안해도 이미 다들 성토하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다. 청와대 청원도 올라왔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