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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에세이

암호화폐 탈중앙화 비판

TripleGGG 2021. 10. 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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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비트코인을 위시한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가진 잠재력, 미래지향적, 진보적 철학과 이상에 지극히 공감하는 사람이다. 언젠간 이것이 전 세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게 될 거란 것도 여전히 믿고 있다.

그런데

어제 지인 하나가 니모닉 구문이라는 일종의 지갑 복원암호를 분실하는 바람에 암호화폐 지갑을 영영 되찾지 못하게 됐다며 하소연했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쌩돈을 날렸고 그것이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블록체인 멸망의 그날까지 서버에 부유하게 된다는 걸 생각하니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한 블록체인 옹호자들은 이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비스 즉 지갑을 제공하는 '기업'은 사용자의 정보를 아무것도 보관하지 않는 게 진정한 탈중앙화의 맥락에 있다. 그러니 잃어버린 놈 잘못이고 관리 못한 놈 책임이다.

여기까진 좋다.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이 니모닉 구문이란 게 뭔가 봤더니 역시 또 뭔가 잘못됐단 생각이 든다.

12자리에서 24자리에 달하는 암기는 거의 불가능한 무분별한 단어의 나열이다.

자 생각해보자. 암호화폐 지갑이 여러 개 있다면 당신은 이걸 모두 사진을 찍든 적든 전부 어딘가에 보관하고 지켜야 한다. 그게 잘못되거나 분실되면 그 지갑에 수억이 있던 수백억이 있던 다시는 찾지 못한다. 복원할 방법이나 기회는 '없다.'

이건 역으로 나와 저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중앙화 시장이 가진 엄청난 장점과 절대로 거기서 벗어날 수 없는 근거가 된다. 이들은 사용자의 정보를 보유하는 대신 그에 대한 관리 책임도 역시 함께 진다. 깜빡 실수하거나 뭔가 잃어버려도 되찾을 수 있으며 뭔가 시도해볼 기회를 준다. 즉 '이용자 친화적'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늘 실수하고 후회한다. 블록체인 지갑들이 취하는 언뜻 이상적으로 보이는 이런 방식의 보안은 현실적으로 보면_

개좆병신 같다. 씨발 무슨 80년대에 땅문서 인감 뒷방 구들장에 바리바리 모셔두는 것도 아니고 니모닉 구문 직접 써서 고이 보관하라는 안내문구 보면 기가 찬다.

편리하고 쉬운 거 그거 무시하다 좆된 케이스는 씨발 현대사의 모든 것이라 할 만큼 절대적이다. 아니 기본을 몰라 이 씹쌔끼들이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더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게 인간이란 걸 굳이 또 설명해야 되냐? 이 이상적인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가 사장된다면 다름 아닌 이런 식의 병신삽질 때문일 거다. 진보를 위한 불편을 감수할 수는 있지만 뭐가 어찌됐건 잠깐 실수로 진짜 돈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은, 치명적이다 못해 이 시스템이 완전히 잘못돼있다는 반증이다.

한편 본질적으로

탈중앙화라는 게 달콤하게 들리긴 하는데 실제 현실에서 이뤄질 수 없고 불편하기만 한 사회주의 같은 건 아닐까? 란 생각에 존나 씁쓸하다.

이러니 돈놓고 돈먹기 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보다. 업비트가서 걍 카카오로긴하는 건 저딴 개짓거리 안 해도 되니까. 아 몰라 씨발 걍 좆망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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