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온테이 와일더 vs 타이슨 퓨리 2차전 경기 리뷰

감염병의 시기 집에서 복싱이나 보자. 현지시각 2월 22일, 디온테이 와일더 vs 타이슨 퓨리의 2차전이자 WBC 헤비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1차전이 어물쩍 무승부로 끝났었기 때문에 팬들이 많이들 기다리던 경기다. 사실 1차전 난 안 봤다. 솔직히 헤비급 경기 별로 안 좋아한다. 글리츠코 이후 거인 복싱이 별로라서. 그래도 최근 앤서니 조슈아, 앤디 루이즈 경기 이후로 관심 붙이고 있다. 아무튼 1차전은 퓨리의 우세 속에 와일더가 다운을 한 차례 뺐으면서 겨우 무승부 됐다던데 어찌 될지 함 봤다.

 

 

1라운드 시작부터 과감하게 주먹 오간다. 딱히 오래갈 생각 없는 듯? 퓨리는 아주 작정하고 나온 듯 딱 중간 차지하고 공세 펼친다. 와일더는 링 주변 쓰면서 아웃복싱하는 모양새다. 저돌성, 힘에서 퓨리가 확실히 우위인게 보인다. 하지만 와일더의 전매특허 존나 긴팔 스트레이트도 한 번씩 날아드는게 매섭다. 그렇게 2라운드까지 진행이 되는데 갈수록 와일더는 어째 맥아리가 없어지는 느낌..... 그러다 마침내 3라운드........

 

억울한 표정짓는 와일더.. 응 100프로 다운

 가까운 거리에서 터진 퓨리의 원투-보다는 양훅에 가까운 펀치에 와일더 다운! 이거 걍 볼 때는 뭐야? 했는데 슬로우 보니까 정확하게 주먹 두개 다 들어갔다. 그리고 이 다운 이후의 경기는 더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거의 일방적인 퓨리의 경기였다. 그렇다고 신나게 두들긴 건 아니고 존나게 클린치 끈적한 더티복싱이 이어진다. 그래서 다 본 셈이라는 거. 퓨리는 씨발 왜이렇게 헤드락을 자주 거는지 모르겠다. 이게 나중에 보니까 거의 노리고 거는 거 같던데 이 좆같은 버릇 좀 고쳤으면 한다. 그거 때문에 감점도 받음. 

어쨌거나 와일더는 악화일로, 5라운드에 또 다운. 왼쪽 귀와 버팅 당한 이마에선 피 계속 나고..... 그 상태로 6라운드는 반쯤 눈풀린 상태로 버티다가 7라운드, 코너에 몰려서 퓨리에게 라이트 제대로 맞고 헬렐레 상태에서 코너에서 타올 던지면서 경기 종료.

타이슨 퓨리의 TKO승, WBC의 새로운 챔프가 됐다. 와일더 코너에 가서 수건 왜 던졌냐고 존나 따지던데 난 이거 판단 좋았다고 본다. 사실 더 일찍 던졌어도 무방했다고 본다. 라운드 초반에 고막 터지고(나중에 뉴스로 확인) 눈도 다치고 작지만 버팅까지 난 상태에서 진짜 정신력으로 겨우 버티며 싸우는 게 딱 보이더구만. 이거 계속 뒀으면 헤비급 퓨리 주먹 무자비하게 날아드는 상황에서 선수 생명에 지장 생길 우려가 있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경기 자체가 주먹이 마구 오가는 졸잼은 아니었는데 꽤나 끈적하게 피 튀기는 가슴 조이는 경기였다. 걍 볼만. 그리고 퓨리가 WBC벨트 찼으니까 헤비급 판세도 재조정될 듯. 앤서니 조슈아, 타이슨 퓨리 투탑 체제에 그 아래로 앤디 루이즈, 우식이, 와일더.....

내 생각에 퓨리와일더 3차전은 없으리라 본다. 굳이 더 할 이유가 없을 듯? 와일더 고막이 멀쩡했더라도 이길 수 없었을 거 같다. 물론 테크닉의 차이는 아니다. 퓨리 상체가 부지런하긴 한데 어차피 와일더보다 압도적으로 빠르지도 않고 정확도가 높지도 않다. 하지만 역시 힘과 저돌성이 급이 다른 거 같다. 퓨리 씨벌 붙었다하면 존나게 뒤로 밀림(크기도 확실히 차이 남). 내 생각인데 퓨리랑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우리 귀염둥이 앤디 루이즈랑 붙어보면 어떨까 싶다. 루이즈가 작아도 저돌성, 힘 만만찮고, 펀치 테크닉은 개인적으로 헤비급에선 최상급으로 치기 때문에 퓨리 조질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조슈아가 당했던 거처럼. 퓨리조슈아는 솔직히 조슈아 짤짤이 또 나올 거 같아서 별로 기대가 안 된다.

암튼 뭐 앞으로 헤비급 경기도 챙겨봐야겠다. 재미날 듯.

여담 : 타이슨 퓨리 입장할 때 섹시한 여전자들이 멘 가마 위에 왕처럼 타고 나오는 거 연출했던데 초씹초월선진국 한국에서 저랬으면 씨발 불편러들 총출동해서 타이슨 퓨리 챔피언 벨트 뺏기고 복싱계에서 추방당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