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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스티븐 핑커의 빈 서판은 단순히 학문이론서라기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학식있고 믿을 만한 자의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있고 한번 쯤은 읽어볼 만한, 읽어봐야 할 책이다. 읽다보면 어잌후! 무릎을 탁! 치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심지어 스티븐 핑커는 인간의 본성과 관련시켜 현재 좆tothe망을 향해 가고 있는 엘리트 예술(문학, 미술 다 포함)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는데 거기서 따온 오늘의 명문! "20세기 엘리트 예술과 비평의 지배적 이론들은 인간 본성을 호전적으로 부정하면서 출발했다. 그것이 남긴 첫 번째 유산은 추하고 혼란스럽고 모욕적인 예술이고, 두 번째 유산은 위선적이고 난해한 학문이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놀라워한다." 존나 속이 시원하다...
얼마 전 '귀향'이란 아주 뜻깊은 영화가 개봉을 했고 영화에 대한 평이 갈리는 상황에서 영화에 대한 의도치 않은 신격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좀 놀랐다. 물론 일부라고 믿는다. 영화를 신격화 한다는 것의 의미는 영화에 대해 무조건적인 맹신과 굳은 잣대를 적용하며 영화에 대해 일절 비난 혹은 비판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귀향'과 같은 '뜻깊은' 영화에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든다. 신격화는 늘 일방통행이다. 즉 신성화한 대상에 대한 비난 아닌 비판마저도 신성모독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올바른 평가를 받지 못하고 표류하게 된다. 적어도 내가 본 비판글 중 귀향의 '뜻깊음'을 폄훼하는 의도가 있는 글은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한 목소리로 영화의 전반적인 품질..
강남 길거리 지나가다 충동구매한 러시아 단편 걸작선에 실려 있던 막심 고리끼의 단편 스물 여섯 사내와 한 처녀를 읽고 나는 일종의 컬쳐충격을 받고 순식간에 막심 고리끼의 빠돌이가 되어 그의 소설을 줄줄이 찾아보기에 이른다. 제빵소에서 노예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프레즐을 굽는 스물 여섯의 인부들의 생활상을 묘사한 부분이 특히 압권인데 내 심금을 울린 부분은 바로바로- -말할 것을 죄다 말해 버린 사람에게 침묵이란 무시무시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할 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침묵은 간단하고도 쉬운 일이다.- 캬! 이번 명문은 전과 달리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나의 직관이 졸라 멋지다고 울부짓는다. 고된 노동 속에 감각이 무뎌져 말을 잃은 노예들의 푸념과도 같지만 언중유골..
미리 말해두지만 19금임. 다사다난한 삶 속에서 곱씹은 사상과 철학의 남다른 통찰과 깊이가 있어 단순개변태또라이로 치부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우리 사드 선생의 명저 악덕의 번영 중 발췌. 대도 테스타 보르자의 과거 이야기 중 그가 카타리나 여제에 의해 유배를 가게 됐는데 거기서 또 죽이 맞는 악당을 만나 똘똘 뭉쳐 악행을 담합하던 중, 한 아이가 아버지의 심부름을 위해 찾아온다. 이 악당들은 소년에게 욕을 보이고 먹어 치우더니 보르도밀이란 놈이 한마디 한다. "살인죄란 걸 만들었으면 고기를 먹는 습관도 금지했어야지. 거만하기 짝이 없는 정신으로 돼지를 도살하여 먹는 것엔 어떤 죄악도 인정하지 않는 인간들이 똑같은 방법으로 인간을 죽이는 일은 가장 큰 악이라고 믿거든. 이게 내가 진저리나게 혐오하는 문명..
아까 뉴스에서 한국의 자랑스런 세계챔피언 출신 홍모님께서 아미르 칸이 그리 성공한 선수가 아니라고 했다는데 대한민국 복싱이 개차반이라 오해가 있었던 거 같다. 이런 정보부터 제대로 정정돼야 할 것 같다. 대체 무슨 근거에서 저런 발언이 나온 건지 이해가 1도 안 된다. 아미르 칸에 대해 진짜 알고 한 소린지. 모르면서 그냥 넘겨 짚은 건지. 솔직히 욕나오기 직전이다. 나도 예전에 포스팅에서 아미르 칸에 대해 알바레즈에게 그냥 개털릴 것처럼 써놔서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건 미들급에서 경기했을 때의 예상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 아미르 칸이 복싱으로 이뤄낸 것은 아미르 칸이 별로 성공한 복서가 아니라고 발언하신 그분보다 훨씬 대단하다고 확언할 수 있다. 상식선에서 현 복싱계 최고의 카드 알바레즈가 아무리 계..
김민욱이 오늘 벌어진 멕시코의 알바로 오르티즈에게 8R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었다. 아쉽게도 KO는 아니었지만 점수 차이를 보아하니 꽤 일방적인 경기였던 것 같다. 이런 경기나 좀 중계 해주지 대체 왜 잠잠한 지 모르겠다. 막말로 요즘 우리나라 복싱선수 중에 이 만큼 주목할 만한 선수가 누가 있나? 아마추어는 차치하고 프로시장에서 김민욱 정도면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얼마든지 스포트라이트를 비출만한 잠재력과 실력이 있는 선수인데 말이다. 노파심일지 모르나 미국으로 처음 뜰 때 있었던 불미스런 일이 김민욱에게 어떤 불이익이라도 있을까 걱정된다. 한국 복싱계가 정말 자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 김민욱에게 당장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해야한다고 본다.
요즘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거나 살해한 뉴스가 하루가 멀다하고 눈에 띈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역시 부모가 자식을 독립된 인격이 아니라 일종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라 본다. 대한민국만의 독창적인 유교적 사고 역시 이에 힘을 싣고 있다. 사실 자식이 부모에게 종속된다는 건 애당초 말이 안 되는 사고방식이다. 정상적 사고라는 게 가능하다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일단 부모가 '낳아줬고 길러줬다'는 이유로 자식이 부모에게 감사해야 할 필요나 의무는 없다.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싶어서 나왔나? 아이를 낳는 건 부모의 선택이지 아이의 선택이 아니다. 애당초 선택권도 없었고, 정신차려보니 세상이었을 뿐이다. 부모라는 존재가 원해서 아이를 낳은 거지, 아이가 스스로 원해서 나오는..
김민욱이 혼다센터에서 벌어지는 레오 산타크루즈의 타이틀 전 언더카드로 나선다. 상대는 멕시칸 알바로 오티즈로 전적으로 보나 뭐로 보나 김민욱이 쉽게 승리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상대가 약체라지만 현재 지난 경기에 이어 두 달만에 갖는 경기로 김민욱으로선 최대한 서둘러 할 수 있는 모든 경기를 갖는 것으로 보인다. 전적을 쌓고 많은 이들 앞에 좋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시급한 김민욱으로선 최선이 아닌가 싶다. 멋지다! 김민욱! 무엇보다 이번 김민욱 경기에 관한 기사가 네이버 스포츠 일반 카테고리에 보이는 곳에 척 떠있다. (링크)댓글도 꽤 달려있다.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중계가 좀 받쳐주면서, 앞으로도 김민욱이 계속 승승장구해준다면 관뚜껑에 못질한 한국 복싱시장에 작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