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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현실 직시

TripleGGG 2018. 8. 28. 00:26

현실을 직시한다는 건 말이 쉽지 존나 어렵다. 왜냐하면 실상 대부분 고통인, 불안이라는 반복적 경련상태 아니면 권태인 인간의 삶 속에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은 많은 경우 좆같고 우울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한다는 것은 그것이 더 나은 곳이든 어디든 간에 어쨌거나 현실과는 다른 어떤 세계로의 이동, 다른 말로 이상을 품거나 혹은 꿈을 꿔보는 계기이자 기회가 된다. 

반면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많은 경우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 그것도 뭐 나쁠 것은 없다. 다만 그러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현실에서 눈을 돌릴 '거리'가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 근래 들어 가장 좋은 현실을 잊는 방법 중 하나는 인스타 갬성 에세이 읽기다. '너는 지금 현재로도 멋져.' '너는 잘해왔고 잘하고 있어!' 이딴 소리가 가득해서 보다보면 존나 진짜 그런 것 같아서 이대로 살다 죽으면 그만인 것 같단 말이다.

비만으로 동맥경화가 올 지경인데도 '너는 지금 충분히 예뻐 남들의 시선에 널 맞추지마.' 아하! 빵긋!

회사에서 힘들어 뒈질 지경인데도. '조금만 참다보면 좋은 날도 올 거야.' 아하! 빵긋!

남들이 주변에서 개쓰레기라고 손가락질 하는데도 '넌 좋은 사람이야. 남들이 뭐라건.' 아하! 빵긋!

사람들은 누구다 좀 더 행복해지길 꿈꾸고, 뭐든 현재보다 나은 다른 삶을 꿈꾸면서도 현실을 직시하는 건 끔찍이도 기피한다. 그러면서 저딴 똥씹쓰레기글 보고 자위를 한다. 시궁창에서 구르면서 영원히 거기 머무르라는 충고를 존나 기꺼이 받아들인다.

잘 구분해야 한다. 내가 지금 진짜 자아를 성찰하고 나를 찾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현실도피 딸딸이 중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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