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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우린 비폭력의 프레임에 갇힌걸까?

TripleGGG 2016. 11. 2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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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3 여학생의 악에 받친 일갈이다.


우선 여학생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며, 백 번 공감하는 바이다. 헌법과 법을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선 씨부랄 것들이, 이제는 자신들이 짓밟은 법 뒤에 숨으려는 의도 역시 드러나고 있음이 사실이다. 도무지 여학생의 말에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조금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다름 아닌 비폭력 시위에 대한 부분이다. 언론에서 비폭력 시위를 찬양하고 심지어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이에 찬탄을 보내는 것은 단순히 특정 프레임에 가두기 위해서가 아니다. 비폭력 시위의 효과에 대한 이런저런 연구결과는 차치하고 말한다.


'비폭력'이라는 것은 프레임이란 말로 가두어둘 수 있을 만큼 좁은 개념과 가벼운 가치가 아니다. 비폭력은 단순히 촛불집회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아닌 넓은 관점에서 하나의 시대정신이며 민중이 의지와 뜻을 전달하는 현대의 표준어다. 


여학생이 언급한 3.1운동이나 4.19혁명, 5.18민주화 운동의 경우, 현대가 아닌 과거 즉 폭력의 언어가 지배하던 시기의 일이다. 폭력이 보편타당하고, 어쩌면 유일한 전달법이었다. 우리 민중이 아닌 위정자들의 언어를 보면 답이 나온다. 당연히 일본정부야 말할 것도 없고 군부정권 역시 공공연히 폭력적인 방식으로 집회를 해산하려 들었음은 여지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경찰이 절대 먼저 폭력을 쓰려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선빵 날리지 않는다. 어떻게든 빌미를 잡으려 든다. 카메라들고 불법채증까지 해가며 '폭력'시위를 하는 자를 찾으려 눈을 부라린다. 쁘락치가 있다는 소문마저 돈다. 이는 왜일까? 왜 예전처럼 최루탄도 안 쓰고 몽둥이 들고 맨 앞부터 두드려 패지 않는가? 왜 그런 일이 터부시 됐는가?


시대가 바뀌었기 떄문이다.


시대적, 환경적으로 통용되고 인정받는 시대정신, 하나의 표준이 존재하는데 우리가 사는 현대는 분명 폭력의 언어가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 시대는 바야흐로 이성의 시대, 비폭력의 시대인 것이다. 우리도 그렇지만 전 세계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숱한 폭력의 역사를 보내오며 결코 폭력의 언어는 궁극적인 문제의 해결방식이 아니며 되레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는 일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국민은 매우 진보한 선진의식으로 이 시대의 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폭력 프레임에 갇힌 것이 아니다. 그렇게 자책할 필요없다. 아주 정상적인 일이다. 그저 21세기를 살아가는 이성적인 현대인인 것뿐이다. 때문에 나는 비폭력 집회, 시위를 끝까지 지지할 생각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분명 21세기의 시대정신을 실천하고 있는데 현재 국민의 성토를 받고 있는 좆만한 씨발 악마적 집단은 여전히 미개한 과거를 살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폭력의 시대의 향수에 젖어있다는 것이다. 씨발놈들이. 그것이 날 불안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러니 국민들은 21세기의 언어로 말하고 있는데, 존나게 말귀를 못 알아듣고 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 우리는 폭력을 써야할까? 그들의 언어로 답해줘야 할까? 우선 조금만 기다려봤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결과를 봤으면 좋겠다. 너무 빨리 실망하긴 이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국민의 말귀를 알아들었을 정치인, 위정자들, 검사, 판사, 경찰, 언론 등등 국민의 목소리와 권익을 대신하고 보호하는 임무를 가진 자들이다. 그들이 알아들은 바를 실천해야 한다. 시간끌지 마라! 한시바삐 서둘러라!  


그런데 만에 하나라도 21세기의 언어를 알아 먹는 자들이 내 기대보다 적을 경우, 존나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허탈하고 무기력해질 것 같다. 그리고 다음은............ 그땐 정말.......... 씨팔 에잇 씨발 탕탕탕!


백만이 광장에 모였다. 전국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폭력' 이 시대의 언어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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