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48. 고문실 3동 201호 본문

존짧소(존나짧은소설)

48. 고문실 3동 201호

TripleGGG 2020. 7. 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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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안 짧음

이곳은 북한 비밀정보부 고문실 3동 201호 이날도 어김없이 고문은 이어진다. 고문기술자 리강식의 주특기는 물고문, 이날도 변기통에 아오지 수형자의 머리를 처박는다.

“아는 거 싸그리 개나발 불어보라우. 개새끼 동무.”
“어컥컥컥.”

그를 지켜보는 조수 최주임이는 생각했다.
‘변기에서 머리를 빼야 말을 할 거 아니갔어? 잔악무도한 간나새끼....'

수형자는 고된 고문에 그만 기절하고 말았다. 리강식은 최주임에게 외쳤다.

“최주 동무! 이거 안 되갔어! 락스 가져오라우!”

최주임은 놀란 눈으로 머뭇거리다 “네” 하더니 고문실을 나섰다. 최주임은 잠시 고민 끝에 락스통에 있던 락스를 버리고 거기에 물을 담아 리강식에게 가져갔다.

리강식이 최주임에게서 락스통을 받아쥐었다. 최주임은 눈을 감고 고갤 돌렸다. 곧 들려올 비명소리가 두려웠지만 차마 귀를 막진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조용했다. 최주임이 슬그머니 눈을 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리강식이 최주임에게 쏘아붙였다.

"최주임이! 날래 와서 돕지 않고 뭐 하고 자빠진기야?"

최주임의 눈이 동그래졌다.

놀랍게도... 리강식은 락스로 변기청소를 하고 있었다. 최주임이 얼른 가서 바닥에 있던 솔을 주워들었다. 잠시 뒤 솔질을 하던 리강식이 갑자기 솔을 집어던지며 최주임에게 소리쳤다.

“이거 도통 때가 지워지질 않는 것을 보니께니! 락스가 불량이구만! 당장 나가서리 락스공장 공장장 잡아오라우! 망할 친일매국의 사생아 반동분자 개아재비새끼!"

결국 최주임은 또다시 아무런 죄없는 락스공장 공장장을 잡혀와 고문을 당하는 광경을 지켜보며 섣부른 호의를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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