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블록체인은 너무 급진적이다. 본문

블록체인 에세이

블록체인은 너무 급진적이다.

TripleGGG 2018. 1. 20. 01:50

곧은 대나무는 부러지기 마련이다. 제 아무리 진보한 철학과 가치관을 담은 이상적 기술이라 할지언정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여태 기득권층이 털어주는 똥가루를 받아먹으며 생존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해왔다. 인터넷 혁명과 발전, 시대적인 개인화 추세로 그나마우리는 기득권층이 털어주는 똥가루를 더 많이 받아먹게 됐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지향하는 세상은 말이다. 완전히 그 개념을 뒤집는다. 바로 그 기득권층, 그 권위를 완전히 배제한다. 그렇다.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심지어 이 기술이 담고 있는 함의는 관점에 따라 금융시스템과 구멍이 많은 기존의 계약을 넘어 사회계약, 국가시스템마저 부정될 수도 있다. 그러니 씨발 난리가 나지 안 나겠나? 기득권층의 저항이 강력하지만 그게 문제라서 이런 소리 씨부리는 게 아니다.

문제는 똥가루에 만족하는 우리다. 충분히 그걸로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디서 뭔 개풀뜯어먹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거다. 알고 싶지도 않다. 배척하고 보는 거다. 

대개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은 진입장벽이 있게 마련이고 그 진입장벽은 자발적 노력에 의해서만 극복될 수 있다. 그런 신기술과 혁신의 요구를 대다수 사람들은 버겁게 생각한다. 그게 당연한 거다. 거기다 대한민국?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성인들이 대부분이라는 대한민국? 이런 곳에서 혁신이란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지금도 그렇고 어디선가 혁신은 시작될 것이고, 진행될 거다. 그게 대한민국은 아닐뿐. 그리고 그것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정말 쉽게 대중이 다가갈 수준이 되면, 그때서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냥 헐레벌떡 벼락치기로 따라가면 된다. 

한국형 블록체인이 나오고 한국형 암호화폐가 나올 것이고, 그것은 그냥 옷을 바꿔 입은 기득권일 것이다. 뭐 괜찮다. 인터넷이 그러했듯 그래도 똥가루는 더 늘어날 테고, 우리는 그걸 받아먹으며 존나게 진보했다고 자위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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