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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에세이

JTBC 암호화폐 토론 감상 후기

TripleGGG 2018. 1. 19. 17:32

한가지 확실한 것은 유시민은 블록체인 프로토콜과 암호화폐와의 관계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하여 블록체인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냥 위키피디아를 보고 읽는 수준이다.

예를들어 음악유통에 블록체인을 써먹을 수 있지 않느냐? 그러더니 끝으로 그런데 왜 암호화폐에만 블록체인을 쓸 수 있냐? 이런 얼토당토 않은 사고진행과 질문을 한다. 또 기껏 비트코인에 대해서만 논하자고 하더니 블록체인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척 썰을 푼다. 그런데 다음에 한다는 소리가 암호화폐 없는 블록체인이 왜 불가능하냐고 묻는다.

즉 유시민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기초적인 기능과 용어를 알고 있을 뿐이지 그 메커니즘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암호화폐의 가치생성 과정과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차이 또한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유시민과 함께 나온 교수는 논외로 한다. 그는 빅데이터와 일반 통신 데이터 프로토콜을 블록체인으로 착각하고 나온 것 같다.

자 이러니 토론은 엉망이다. 

저에 대해 이해하고 있을 정재승, 김진화 두 패널도 블록체인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유시민의 논법에 빠져 제대로된 답을 내놓지 못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위에 언급한데 이어서 말하자면 유시민이 처음 비트코인을 놓고 말하자고 해서 정재승은 한껏 퍼블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자 유시민은 이에 폐쇄적인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언급하며 어리둥절해 한다.

그 교수도 암호화폐와 무관한 블록체인은 발전 안 시켜도 되나요? 이런 수준의 질문과 공격을 남발한다. 그리고 유시민도 그 교수도 퍼블릭 블록체인의 보상시스템의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애초에 이해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이런 식이다.

거기다 자꾸 '통화' '화폐 대체'에 주목하고 있으니 사단이 난다. 암호화폐라는 이름에 너무 집착하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법정통화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의해 새롭게 파생된 가치다. 새로운 기술이 아이폰을 만들고 어플을 돈주고 사게 만들었다.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의해 새로운 거래수단이 만들어졌고 현재 그에 가치가 매겨지는 중일 뿐이다.

어쨌든 한마디로 어제의 토론은 토론 아닌 아무 말 대잔치가 돼버렸다. 일반대중의 반응이야 당연히 와! 유시민님이 기술적으로도 대단히 많은 공부를 해서 블록체인 전문가를 압살했다! 라는 식인데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의 반응이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일반대중의 대응방식은 그들이 욕구하는 정서방식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라고. 또 대중에게 진리로 인정받는 방법은 더 빨리 접근하면 그만이라는 거다. 대중은 지식이나 진리가 아닌 권위를 믿는다.

유시민은 이미 대중에게 인정받는 지식인이고, 대중은 암호화폐 시장의 병신같은 투기심리들로 이미 정서적 반감을 가지고 있다. 보나마나한 결말인 거다.

다만 나는 같은 맥락에서 이 토론이 의미있는 쟁점 하나는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또한 유시민이 던진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이해력이 부족하나 그의 통찰은 무시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는 확고하게 말하길 통화는 중앙통제가 이뤄져야 바른 작동이 이뤄진다고 했다. 더하여 민간으로 화폐경제시스템이 이전되면 더욱 심각한 독점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 우려했다.

물론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기술적 안정화를 더해가면 그런 문제가 생기더라도 현재보단 나아질 것이라 보는 입장이나 각 개개인의 의식이나 이해 수준이 지금과 같은 단순한 수준이라면 처음 블록체인 암호화폐가 의도했던 그런 이상적인 시스템은 결코 완성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금의 암호화폐의 투기시장을 보면 저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또한 어떻게든 기술이 해결할 문제다. 거래소는 지금과 같은 방식이 아닌 국가주도 혹은 또 다른 블록체인 분산시스템으로 이미 진화를 하고 있고, 산재한 많은 문제들이 현재진행형으로 수정돼가고 있다. 분명 아직은 완벽한 시스템이 아니고 과도기이며 실패할 가능성 역시 존재하는 것도 맞다. 그렇다고 해서 더 나은 새로운 세계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참히 짓밟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분명 장점과 혁신성을 지닌 기술이니 만큼 보완과 수정을 통해 발전시키는 것이 맞다.

그에 관해서도 유시민은 말하길 처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비트코인을 창안한 사토시의 순수한 의도가 현재에 이르러 퇴색이 되었다면서 댓글에 한창 대단한 비유라고 난리난 건축가와 집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건축가가 집을 멋지게 지었는데 그걸 도박장으로 써서 규제하려고 하니 건축을 탄압한다 우는 소리들 한다고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반대편 토론자 누구도 규제 반대한다는 말은 안 했다. 그리고 현재 유시민과 법무부의 논조는 도박장 규제가 아닌 집을 아예 허물려는 거다. 왜 허물어? 용도에 맞게 쓰면 되잖아? 왜 아깝게 집 잘 지어서 허물어? 도박하는 새끼들만 족치고 집 답게 꾸미려는 노력을 해보자는 거다. 

추가 - 그리고 토론회 내내 유시민은 본인 스스로도 연신 '기술쪽은 잘은 모른다.' 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럼에도 받아들이는 대중의 반응을 보면 그가 무슨 비탈릭 부테린이라도 된 것 같다. 참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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