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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주류문화에 관하여

TripleGGG 2017. 11. 6. 02:03

우선 사람들이 도통 독서를 안하는 이유부터 시작해보자.

일단 한 가지, 사람들이 책을 보지 않는 것은, 독서보다 재미있는 것이 많다는 거다. 

활자물보다 훨씬 접근성이 우월하고 월등한 시청각물들이 현대에는 그야말로 넘쳐나서 주체를 못할 지경이다. 영화, 웹툰, 각종 SNS에 웹동영상까지 하여간 뭐 끝도 없다. 

자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활자물의 시대는 이대로 종말인가? (종이책이 아닌 E북도 있지만, 알다시피 종이책 보는 사람이 E북도 본다. 그냥 거기서 거기라는 거다.)

결론을 말하자면, 그건 아니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활자물의 종말 따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활자물, 글로 접하는 매체는 어쨌거나 다른 시청각 매체와는 확연히 다른 기관을 이용할수록 재미와 쾌락을 느끼는 확연히 다른 매체다. 그 어떤 매체보다 이해력과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매체인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독창성 때문에 활자매체는 나름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은 뭐 시간이 가도 사라질 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이해력과 상상력 동원해야 하고, 아무래도 다른 매체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져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책은 다른 매체와 달리 이해력과 상상력을 요구하기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책을 집어드는 것은 그만한 투자를 감행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매체보다 여유가 필요하다.

그러한 여유가 없으면 당연히 그러한 여유를 필요로 하지 않는 매체로 쏠리게 마련이다. 헌데 이 대한민국의 문화소비는 너무도 심각하게 책, 독서에서 멀어져 있다. 

나는 그것이 팍팍한 다수 대중의 삶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나는 사람들이 영화니 웹툰이니 별의별 동영상을 보고도 시간이 남으면 그때야 보는 게 활자물이라고 본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영화 한 편 마음편히 볼 시간도 없다.

그러다보니 지하철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가볍게 볼 수 있는 것들이 히트를 치고 대박을 친다. 그리고 자본주의 논리에 따라 문화는 그쪽으로 기울어진다. 따라서 가볍게 즐기고 다음 날, 까맣게 잊어버리는 스낵컬쳐가 대한민국의 주류가 돼버리는 것이다.

나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스낵컬쳐 또한 어디에나 존재하고,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필수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스낵컬쳐가 가진 단점은 역시 고전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고전이란 영화든 책이든 뭐든 간에 100년 뒤, 200년 뒤에도 존재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진 마스터피스를 말한다. 시대가 공유하는 철학을 담고, 가치를 담은 작품을 말한다.

물론 그러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고뇌하고 정진하는 창작자가 대한민국에도 얼마든지 존재하리라 본다. 그러나 스낵컬쳐를 생산하지 못하면 굶어죽을 것만 같은 환경 하에서 그러한 창작자가 버티어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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