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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 노화와 오심에 관해

TripleGGG 2017. 9. 18. 17:41

1. 골로프킨 노

지난 제이콥스전에 이어 카넬로전까지 두 번 연속으로 골로프킨은 12라운드 공을 들었고 판정을 기다려야 했다. 이로 인해 다시 한 번 골로프킨 노쇠화에 관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제는 제이콥스전 당시보다는 그러한 의혹이 좀 더 타당해졌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이것이 골로프킨이 2017년으로 건너오며 경험한 급노화와 급실력저하 이런 종류는 아니라고 본다. 

다시 풀자면 분명 노화와 그로 인한 실력저하는 존재하지만 그것이 갑자기 이뤄진 것은 아니고, 천천히 아주 자연스런 복서로서 내리막에 있는 그런 시기에 마침 최강의 도전자들을 연달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라고 본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노화도 분명 골로프킨의 압도적 모습을 감쇠시키는 하나의 요인이겠지만, 그것이 가장 큰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골로프킨이 순간 무력해 보였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제이콥스와 카넬로라는 상대였다고 본다. 카넬로의 경우 카운터나 전략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맷집이 상당하다고 느꼈다. 분명 골로프킨의 펀치가 꽂히는 것이 보였는데 반격하는 모습을 보며 보통 아니라고 봤다.

만약 여기서 카넬로 2차전이 바로 이뤄지지 않고, 객관적 약체와의 경기가 하나 열리면 실제 그의 노쇠화가 사실인지 더욱 확실히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길게 봤을 때 2, 3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 내리막길이라는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난 여전히 2차전 또한 골로프킨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외려 좋은 주먹은 골로프킨이 더 많이 허용한 것 같았다. 골로프킨은 '잽'을 더 많이 맞췄다. 하지만 골로프킨은 단 한 번도 추격을 멈추지 않았고 경기양상도 그랬다. 둘 중 누가 더 상대의 주먹을 두려워하느냐 하면 역시 카넬로다. 경기 두 번 보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역시 카넬로의 멋진 카운터보다는 뒷걸음질이 훨씬 두드러진 경기였던 게 맞다. 맞불을 놓다가도 금세 버거워하는 게 딱 보인다. ESPN 모 필진의 말대로 그는 이 경기에서 생존했을 뿐이라는 표현도 타당하다.

+가만보니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원래 골로프킨은 별 거 아닌 선수였다는 식으로, 그동안의 매치가 떡밥매치였다는 식으로 폄훼하는 새끼들 있던데 씨팔 개좆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나도 골로프킨을 무슨 무협지의 절대지존처럼 생각하는 건 극혐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전적을 폄훼하는 것은 더욱 개병신짓이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압도적 퍼포먼스, 타이틀전을 대부분 초장에 KO로 눕혀버렸다는 것은 상대가 떡밥이라서 그랬다기보다는 그가 강해서 그랬다고 판단하는 게 논리적으로 따져봐도 맞다. 무슨 프로복싱 통합챔피언이 반에서 짱 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스무 경기 넘게 떡밥을 먹어? 좆까고 있네. 그냥 씨발 조금 틈만 보이면 그럴 줄 알았다는 둥, 지 눈까리가 무슨 대단한 선견지명이라도 있었던 것처럼 나대는 새끼들 진짜 존나 꼴배기 싫다. 씨팔옹졸한병신새끼들.


2. 편파판정, 오심

118-110이라는 점수 자체가 이미 이것이 오심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고 있다. 골든보이의 심판매수설이 흘러나오고 있고, 웹상에서도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여자심판만 매수하는 것은 여자라 경기를 제대로 못봤다는 얼토당토 않은 여론몰이를 하기 위한 떡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나는 이 오심이 가장 크게 상처 입힌 것은 골로프킨이 아니라 카넬로라고 본다. 카넬로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적어도 내 보기에 진지하고 신중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가 제 스타일을 버리고 아웃복싱을 각오한 것도 골로프킨 이기려고 진짜 모든 걸 건 증거 중 하나다. 허나 이러한 오심은 그런 카넬로의 노력마저 빛이 바래게 만든다.

매우 실력이 근접한 멋진 싸움이었음에도 사람들은 오심에 집중해 골로프킨이 승리를 도둑맞았다며 카넬로를 손가락질 하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근접한 점수 차로 카넬로에게 패배를 주는 것이 카넬로에게 더욱 전의를 불타오르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 시합에서는 이로 인해 누가 됐든 더더욱 KO를 노릴 것이라 본다. 카넬로는 분명 이번 경기로 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골로프킨이야 원체 우위를 점했으나 더 과감한 공격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여러가지 이유에서 2차전은 빠른 시일 안에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골로프킨도 카넬로도 돈도 벌고 자존심도 되찾는 좋은 경기를 한 번 더 펼칠 테고, 이 좆같은 판정도 깔끔하게 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ps. 골로프킨의 노화가 가장 뼈저리게 보인 순간이 있긴 있었다. 시합 전 대기실에서 카메라가 카넬로와 골로프킨의 얼굴을 번갈아 클로즈업 한 걸 보여줬는데 골로프킨은 자글자글 주름이 보이는데 카넬로는 역시 존나 팽팽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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