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켈 브룩 vs 에롤 스펜스 관전후기 본문

복싱

켈 브룩 vs 에롤 스펜스 관전후기

TripleGGG 2017. 5. 29. 01:39

현지 시간 5월 27일 영국 요크셔 쉐필드에서 켈 브룩 vs 에롤 스펜스의 IBF 웰터급 타이틀전이 열렸다. 비록 패했지만 골로프킨과 멋진 일전을 펼쳤던 브룩과 웰터의 떠오르는 신성 스펜스의 대결로 복싱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빅매치로 상당한 접전이 펼쳐졌다.

우선 초반, 잽과 페인트모션을 넘나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 탐색전이 펼쳐지며 서로 링 중앙에서 양보하지 않고 밀고 밀리는 양상이었다. 서로 공방을 주고 받았으며 더티복싱도 상당했다. 다만 그런 가운데 확실히 젊은 패기의 스펜스가 힘과 기세, 펀치력에서 브룩을 능가한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경기 중반부에서 6-7라운드까지만 해도, 실상 과연 누가 이길지 애매했다. 스펜스가 살짝 우세한 것 같진 한데 그렇다고 완벽히 압도하는 것도 아니었다. 특히 스펜스는 브룩의 흘리고 받아치는 잽 카운터에 족족 걸리는 느낌인데 그 때문에 평소 매우 깔끔하고 빠르게 튀어나오는 특유의 원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반부, 브룩의 왼쪽 눈의 부상이 점점 두드러지면서 양상은 점차 스펜스에게로 확실히 기울었다. 공방을 주고 받아도 항상 브룩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느낌이었다. 8라운드 스펜스의 레프트가 제대로 몇 번 적중된 이후부터는 확실히 스펜스가 승기를 잡은 것이 보였다. 9라운드부터는 스펜스가 제대로 몰아치는가 싶더니 10라운드에는 끝내 브룩이 무릎을 꿇으며 첫번째 다운을 빼앗긴다. 그러나 홈팬의 응원을 등에 업고 브룩은 투혼을 불살라 맞받아치며 치열하게 싸운다. 허나 11라운드에도 스펜스의 기세는 이어졌으며, 마침내 브룩은 펀치에 적중당하지는 않았으나 부상 당한 왼쪽 눈에 글러브를 가져다대며 스스로 주저앉으며 스펜스의 승리! 

에롤 스펜스가 새로운 IBF챔피언으로 탄생하게 됐다.

브룩도 스펜스도 모두 잘 싸워줬다. 더티복싱이 많이 나왔지만 나름 재미있는 경기였다. 거기다 신예인 스펜스가 무패전적을 유지하며 IBF타이틀을 가져감으로써 이제 명실상부한 웰터급의 슈퍼스타 기대주로 우뚝 서게 됐다. 다음 상대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웰터에는 싸울 사람 차고 넘치기 때문에 포터든 크로포드든 써먼이든 누구든 기대를 모으는 빅매치가 될 것이다. 헌데 스펜스의 빠따가 매우 찰진 무쇠빠따라지만 경기를 보면 스타일 자체는 매우 단조로운 편이라 변칙적인 상대를 만나면 고전을 하지 않을까 우려도 된다. 아무튼 이제 제대로 비상하는 신예이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문제는 브룩이다. 기사를 보니 골로프킨 전에는 오른쪽, 이번엔 왼쪽 눈에 안와골절상을 입었다고 한다. 거기다 골로프킨 경기 이후 또 KO다. 골로프킨을 만나기 전까지 단 한번의 패배도 없었던 그가 내리 2연패를 KO로, 그것도 비슷한 부위에 심각한 부상을 입으며 당했다. 이는 골로프킨 전이 그의 계산과 달리 득보다 실이 많았을 수도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한다. 생각보다 골로프킨 전에서 얻은 데미지의 누적이 컸고, 완벽히 회복이 되지 않았으며 이번 부상으로 그러한 데미지는 더욱 반영구적으로 남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한 명의 걸출한 복서이자 스타인 그가 꼭 회복돼 멋진 모습으로 재기하길 바란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