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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올바른 토론의 좋은 예

TripleGGG 2017. 5. 19. 18:31

내가 가끔 가는 사이트에 익명댓글에서 퍼왔다. 

댓글과 대댓글이 모두 좋고 나름의 성찰을 보이고 있어서 공유한다.


조선시대와대한민국 님 댓글

1707년 ~ 1783년 "레온하르트 오일러" 
1736년 ~ 1813년 "조제프루이 라그랑주" 
1749년 ~ 1827년 "피에르시몽 라플라스" 
1752년 ~ 1833년 "아드리앵마리 르장드르" 
1785년, '쿨롱' 이란 사람이 쿨롱의 법칙을 발견했다.
1799년, '볼타' 란 사람이 연속 전류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최초의 전지인 '볼타 전지' 를 만들었다.
1705년, 토마스 뉴커먼이 대기압식 증기기관을 발명하였다.
1733년, '존 케이' 는 "날아다니는 북"을 발명하였다. 천을 짜는 속도와 면적이 늘어났다.
1765년, '제임스 와트' 는 뉴커먼의 증기기관을 개량해서 현재와 같은 증기기관을 발명하였다.
1767년, '제임스 하그리브스' 란 사람은 "제니 방적기" 를 발명하여 한 번에 8개의 실을 짤 수 있게 된다.
1769년, '리처드 아크라이트' 는 동력으로 수차를 이용하는 수력 방적기를 발명한다.
1769년, 프랑스의 공병장교 니콜라스 조셉 퀴뇨가 대포를 견인할 목적으로 증기 자동차를 발명했다. 
1776년, "세계 최초의 상업용 증기기관" 이 발명된다.
1800년, '리처드 트레비딕' 이 1800년 고압 증기기관을 개발했다.
1804년, 영국의 발명가 리처드 트레비식은 최초의 증기기관열차를 개발했다.
1818년, 영국에서 클라이드강을 운행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순수하게 "철로 만든 여객선" 을 만든다. 
1862년, 프랑스의 드로샤는 가솔린 엔진의 원리를 제공한다.
1866년, 알프레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했다.
1869년, 5월 10일 미국은 캘리포니아 주의 세크라멘토에서 네브래스카 주의 오마하를 잇는 길이 2826킬로미터의 철도를 건설.
1876년, 독일의 오토는 가솔린을 이용해 최초의 가솔린 엔진을 만든다.
1885년, 독일의 발명가 카를 프리드리히 벤츠가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를 만들었다. 
1887년, 미국의 니콜라 테슬라는 교류를 발명하고, 웨스팅하우스라는 전력업체와 계약을 맺는다.
1890년, 프랑스의 크레망 아델은 증기기관을 이용해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만들다.
1903년, 12월 17일,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가솔린 엔진을 이용해 완벽하게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만들다.

19세기~20세기 
세계 각국은 인류가 쌓아올린 지식을 토대로 전기를 발명하고, 철로 만든 배를 만들고,
대포를 만들고, 비행기를 만들고, 폭탄을 만들고, 열차를 만들고 산업혁명을 이룩했다.
인류는 농경사회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산업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그 당시, 우리 조선이라는 나라는 뭘 했는가 한 번 보자.
1752년 ~ 정조 ~ 순조 ~ 1834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세계가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증기기관을 발명하고, 폭탄 만들고, 철로 만든 배를 만들 동안 조선은 뭐했는가 보자는 말이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과거 시험" 이란 제도가 있었다.
정조 24년 1800년 3월에 치러진 과거 시험에 11만 1838명이 응시를 했다. 
조선시대 과거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문과가 36.4세 , 생원, 진사시가 34.5세.
40세 이상의 합격자도 전체 합격자의 30~40%를 차지했고, 
50세가 넘어서도 시험 준비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18세기~19세기 조선시대에 과거시험 응시자는 매년 5만~6만명이었다. 

당시 조선의 인구가 1200만명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오늘날 5000만명 인구에 비례해서 비교해본다면, 매년 20만명이 과거시험을 본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외국에서는 20대, 30대, 40대 젊은 인재들이 "전자기학, 기계역학, 추진역학, 
해석학(미분적분학), 대수학, 행렬론, 광학, 열역학, 화학" 을 공부하고,
원자가 어떻니, 분자가 어떻고, 파동이니, 입자니를 논하고, 
군함을 어떻게 설계하고, 비행기를 어떻게 만들고, 엔진을 어떻게 만들고, 
전기를 직류로 할지, 교류로 할지 연구하고 있는 와중에,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는 공부 좀 하겠다는 젊은이들이 전부 "유교 경전"을 보고 앉아 있었다는 이야기다. 

소학, 대학, 논어, 맹자, 강목, 춘추좌씨전...............이걸 보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왜 망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젊은이들이 그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게 아니라,
조선의 거의 대부분의 공부 좀 하겠다는 젊은이들이 장수생 노릇을 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즉, 세계는 산업사회가 되고 있는 와중에 조선 혼자서 농경 사회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떤가? 
세계 각국은 곧 도래할 4차 산업혁명에 맞추어 인공지능, 줄기세포, 자율주행, 전기차, 나노 기술
양자(퀀텀) 기술에 집중하고, 관련 산업을 발달시키고 있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여러분에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된다. 
중국은 2016년 7월~8월 쯔음에 세계 최초의 양자 통신 위성을 쏘아올렸다고 뉴스가 나왔다.
중국도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지금 뭘 공부하고 있는가 보면, 
"ㄱ, ㅂ받침 뒤에서 나는 된소리는, 같은 음절이나 비슷한 음절이 겹쳐 나는 경우가 아니면 
된소리로 적지 아니한다."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은 어말 또는 자음 앞에서 각각 [ㄱ, ㄴ, ㄹ, ㅂ]으로 발음한다."

이런 걸 공부하면서 하루에 10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있고,
"고종 14년 1227년에 서방 설치를 했다." 이런 세세한 것들을 외우기 위해 하루에 10시간씩 책상 앞에 앉아 있고,
정말 이걸 쓸까 말까한 지엽적인 영어 단어를 외우면서 공무원 시험을 위해 하루 10시간씩 시간을 쓰고 있다.
고시생들도 마찬가지.

마치 옛날 1차 산업혁명 시기 때의 조선시대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사회 발전에, 미래에, 인류에게는 전혀 쓸모 없는 지식들을 공부할려고 하루에 10시간씩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오직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한다. 오직 시험을 위한 공부. 

예나 지금이나,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그 근본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이렇게 말했다.

"한국인들은 미래에 쓰이지도 않을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하루에 10시간씩 시간을 낭비한다."


젊은이들이 공시족, 고시족이 되는 원인을 파악하고, 
애초에 공시족, 고시족이 될 필요가 없도록 만드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공시족, 고시족이 불쌍하다는 식으로만 접근한다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국가에 공시족, 고시족이 많을수록, 그 국가는 망해가고 있다는 증거이다.


P.S
나는 자학하려고 이 글을 쓴게 아니라, 
"역사" 를 통해 조선이라는 나라가 왜 망했는지 분석해보고, 
현재 대한민국은 어떤 상황에 쳐해 있는가를 보고자 이 글을 썼을 뿐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밤나무세상 님 대댓글

인문학적으로 사고를 해보자.


서구의 발전은 신의 지배를 벗어나 인간을 사유하면서 시작된다.
유럽도 감자 먹으며 귀족들 뒷바라지 하던 때를 지난 건 과학이 발전하고, 문화가 융성했던 르네상스를 거치면서야.
그때 생겨난 부르주아 계급이 제도를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지.
경제적으로는 시장주의고,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며, 유한계급이 즐기는 문학과 예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했다.
(우리는 압축적으로 90년와 2000년대에 경험했다)
귀족이 아니었던 하지만 땅이 아닌 기계라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부가가치를 확보한 수많은 유한계급이 정치제도도 바꾸고,
그들이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제 시스템도 바꾼 것이다.
왕의 목이 잘렸고, 수많은 절대왕정이 공화정으로 바뀌었다.
물론 이들에게 기회는 바로 식민지였지. 인도나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수급한 재화와 노예로 중국을 위시한 동아시아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다.

자 여기까진 누구나 알고 있는 거야. 니가 지적하는 부분도 이거고.
이들이 이렇게 성장하고 변화할 동안 우리 조상들은 공자왈맹자왈 했다는 한탄인 거고.
나도 동의는 해.

하지만 우린 지금 새로운 시대를 써가고 있다.
식민지에서 출발해서 내전까지 겪은 국가 중에 거의 유일하게 선진국에 도달했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미약하나마 완성해가고 있다.

특히 이번 촛불혁명은 전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기록될 만큼 가치 있는 일이야.
유럽국가에서도 기득권이 가진 권력을 빼앗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피를 흘렸거든.
멀리 갈 것도 없이 이승만 몰아낼 때, 박정희 몰아낼 때 많은 사람들이 구속되거나 죽었어.
희생의 결과물도 민중의 것이 아니었지.
또한 지금 서양은 민주주의 제도의 한계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
실제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히틀러를 등장시킨 것은 유럽의 지성을 좌절하게 만들었지.
제도적으로, 교육을 통해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신자유주의 물결이 휘몰아치면서 최근
브렉시트나 트럼프, 르펜 등이 권력 전면에 등장하며 우려를 낳고 있잖아.

어쨌든 우린 시민사회를 최근에 가졌고 아직도 봉건적인 가치들과 싸우고 있어.
그네공주 치마자락 붙잡고 눈물흘리는 지역과 노인들, 그것에 기대 정치질하는 수구보수당이 무시무시한 위력을 발휘하지.
유럽의 발전을 보았듯이 그 사회의 시스템, 과학, 학문, 문화가 발전하는 것은 절대적인 토대가 되는 사람들의 의식변화가 있어야 해.
그것이 새로운 국가를 만들고 그렇게 합의된 새로운 국가적 아젠다를 세울 수 있어.
김대중과 노무현이 등장한 이후 동북아 구상을 하고 작은 반도가 아닌 태평양에서 대륙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밑그림을 그렸어.
그리고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했지. 최근 언론에 자주 나오듯이 청와대의 일상조차 시스템으로 기록할 정도로 시스템을 신봉하기도 했지.
물론 집값 오른 거랑 카드대란이랑 벤처버블로 전체가 다 부정되었지. 보수의 선전에 휘둘리는 전근대적인 백성들 탓이라고 봐.
그리고 등장한 새로운 정부는 무슨 짓을 했지?
그건 바로 땅파고 집짓고 석탄캐는데 허비했어. 그 다음엔 굿하고 거울보고 내시질 하는 데 허비했고.
니 말처럼 증기기관차 만들 때 당쟁이나 했던 조상들처럼
VR이니 웨어러블이니 4차산업이니 하는데 강물 퍼서 모래 채취하고 무당 불러 굿하고 논 거야.

그럼에도 난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
그 시작은 바로 시민들이 여왕을 끌어내리고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새 정부를 만들어낸 거라고 봐.
새로운 정부는 권력을 왕권으로 생각하지 않는 민주정부야.
이들이 펼쳐갈 정책들도 재벌 중심의 기형적인 구조를 바꾸는 일이 될 테고,
권력의 호위무사들이었던 검찰이나 국정원 같은 사정기관도 제자리를 찾게 될 거고,
백성을 노예처럼 여겨서 국민이 죽어가도 자기 책임만 회피하려 하지 않을 거고,
권력을 가졌을 때 한탕 크게 해쳐먹으려고 하지 않을 거야.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으려는 자들의 반격이 만만치는 않을 거야.
스스로 이 땅의 주인을 결정한다고 믿는 언론인들, 권력의 단물이 그리운 정치인들, 땅집고 헤엄쳐온 재벌들과 그들의 일가친척들이
저마다 가진 강력한 스피커를 통해 엄청 떠들어 대겠지.
주인의 선산 걱정해주는 충직한 노예들, 애비한테 그런 것만 배워온 그 자식들, 술 한잔 얻어먹고 따라서 목소리만 큰 그 자식들의 친구들...까지도 말야.
그래도 난 조금 안심하는 게, 노무현을 잃었던 경험이 사무친 시민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하지 않기로 다짐하고 있다는 점이야.
지금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고 말야.

너무 열등감에 젖어 있길래 힘 내라고, 우리도 꽤 괜찮은 사람들이라고 얘기하고 싶어서 길게 적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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