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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과 제이콥스 경기에 빚어진 논란들

TripleGGG 2017. 3. 20. 00:52

여기저기 왈가왈부 말이 많기에 정리해 본다.


1. 사실상 골로프킨이 진 경기다.

아니다. 골로프킨이 이겼다. 곤잘레스 전은 물론 편파판정을 의심해봐도 좋지만 골로프킨은 아니다. 같은 심판진이니 연장선에 두고 생각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리 좋게 봐줘도 골로프킨 우세승이다. 전체적인 경기흐름과 챔프 어드밴티지, 객관적 펀치스탯 면에서 골로프킨이 분명히 이긴 경기다. 졌다고 볼 이유가 전혀 없다. 물론 밑에서 언급했듯 판정이란 늘 완벽한게 아니므로 제이콥스 손을 들어줬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그때야말로 편파판정을 의심할 상황이 될 것이다.


2. 골로프킨이 경기를 압도했다.

아니다. 팬으로서 그랬다면 좋겠다만 골로프킨 고전한 거 맞다. 까딱하면 질 뻔 했다. 리매치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골로프킨이 압도했다는 사람들이 쓰는 논리가 다름 아닌 제이콥스의 리게인이다. 제이콥스가 거의 이틀에 가까운 리게인 시간을 벌었으며 시합 당일 체중측정도 거부했다. 때문에 IBF 타이틀전은 결국 무효가 됐단다. IBF룰에 의하면 경기 당일 10파운드 이상 한계체중을 넘어서면 안 된다. 즉 정황상 제이콥스가 이틀에 걸쳐 5킬로그램(10파운드) 이상 몸을 불려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골로프킨은 슈퍼미들에서 라이트헤비 정도로 불려온 제이콥스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운을 빼앗아내고 어찌됐건 링 중앙을 차지하고 내내 공세를 이어갔으니 이건 압도했다고 보는 게 맞다는 논리다. 하지만 결국 이런 상대와 경기를 받아들인 것도 골로프킨 자신이고 본인의 책임이다. 이걸 어드밴티지로 둬서 사실상 압도했다고 판단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거기다 아주 확실한 팩트도 아니다. 즉 골로프킨은 경기를 압도하지 않았다. 제이콥스가 존나 잘 싸운 것이 사실이다.


3. 골로프킨이 노화했다.

아니다. 바로 전 경기를 생각해보면 된다. 무슨 골로프킨 같은 S급 프로복서가 갑자기 몇 개월 사이 폭풍노화가 와서 경기력 자체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란 생각 자체가 존나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골로프킨의 고전에 갖다 붙일 이유는 제이콥스의 선전 만으로 충분하다. 도대체 제이콥스를 얼마나 개좆밥으로 봤으면 저런 소릴 다할까? 제이콥스 별명이 미라클 맨이다. 골육종까지 극복하고 복귀해서 세계챔프까지 한 사람이다. 당일 경기에서 체격적으로 모든 면에서 우세한 제이콥스가 영리한 아웃복싱과 변칙적 전략을 잘 구사했다. 골로프킨과 극상성을 보여줬다. 골로프킨은 끝내 이겼지만 거기에 전처럼 '압도적인' 대응을 못했을 뿐이다.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다. 물론 골로프킨도 인간이니 노화는 올 거다. 하지만 이렇게 뜬금없이 오진 않을 거다. 개인적으로 원체 강골인지라 앞으로 5년은 거뜬하다고 본다. 체력 면에서 무리가 오긴 할 테지만 말이다.


4. 그렇다면 이 경기로 본 골로프킨의 파해법은?

제이콥스가 존나게 잘 싸웠으니 딱 싸운 거 보고 되짚어 보면 될 거다. 일단 절대로 섣부른 선공과 맞불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링 주변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아웃복싱을 한다. 좌우 스탠스와 카운터를 뒤섞어 변칙적 복싱을 구사한다. 거기에 빠른 스피드를 겸비한 연타까지 곁들여지면 좋다. 그리고 그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골로프킨보다 신체적 조건 면에서 완벽하게 우위에 있어야 한다. 키와 리치, 몸무게는 물론이거니와 힘과 체력, 내구력도 말이다.


나는 그런 이유로 이 경기를 지켜보던 알바레즈도 분명 승산을 있다고 봤을 거라 본다. 알바레즈가 기존의 터프한 스타일을 버리고 신중한 아웃복싱을 구사하는 거다. 그리고 평체가 라이트헤비급 넘어선다는 말도 있으니 계체량 스케줄 잘 잡아서 리게인도 적극 활용하는 거다. 물론 리치나 체격이 제이콥스만 못하지만 복싱스킬이나 스피드 면에서 충분히 이점을 가졌으니 한 번 비벼볼만 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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