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방>

다니엘 제이콥스 vs 피터 퀼린 85초만에 경기종료 본문

복싱

다니엘 제이콥스 vs 피터 퀼린 85초만에 경기종료

TripleGGG 2015. 12. 7. 00:38

오랜만인 거 같다. 이렇게 1라운드에 끝난 경기가 말이다. 꽤 충격적인 결과다. 퀼린이 제이콥스에게 TKO패 했다. WBA 미들급 챔프 타이틀은 제이콥스가 유지하게 됐다.



시작부터 매섭게 달려드는 제이콥스에게 몰리더니 결국 이 사단이 났다. 사실 둘 다 내 관심 밖의 선수이긴 하나 피터 퀼린의 경우 골로프킨과의 대전이 몇 번 거론되던지라 지켜보고는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패배해서야 앞으로 골로프킨과 경기 할 일은 없게 되었다. 골로프킨과의 경기보단 제이콥스에게 리벤지 하는 것이 더 시급해보인다. 


매서운 제이콥스의 라이트가 정확하게 퀼린의 관자놀이에 꽂혔고 퀼린은 순간적으로 다리가 풀리며 뒷걸음질쳤다. 심판이 순간적으로 둘 사이에 끼어들었으나 퀼린은 무릎을 꿇지 않았다. 때문에 심판이 순간 멈칫했찌만 퀼린의 상태를 보곤 다시 뛰어들어 경기를 종료시켰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퀼린이 제이콥스의 주먹에 쓰러진 것이 아니라 레퍼리 스탑으로 경기가 종료되었다는 점 때문이다. 분명 심판이 말리기 전까지 녹다운은 없었으며 퀼린 역시 바닥에 쓰러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도 심판의 판단이 옳았다고 본다. 


당연히 팬들 입장에서야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길게 보지 못한 만큼 아쉬울 수 있겠지만 더 경기를 이어가봤자 퀼린이라는 복서의 생명만 갉아먹는 꼴이 되었을 것이다. 퀼린은 완전히 눈이 풀려있었고 정신이 나간 듯 보였다. 숱한 훈련과 투지 덕에 두 다리로 서 있었을 뿐 그는 이미 혼수상태에 가까워보였다. 


프로모터 루 디벨라의 말처럼 퀼린의 정신이 그나마 말짱했다면 그런 상황에 서 있지 않고 차라리 한 차례 무릎을 꿇어 시간을 벌었을 것이다. 눈이 풀린 채 멍하니 서서 주먹을 떨어트리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가끔씩 이렇게 복싱이든 격투기든 심판의 판단에 의해 경기가 끝나고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심판은 경기의 룰을 유지하며 경기를 잘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수의 가장 가까이에서 선수의 상태를 지켜보고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책임도 있다. 그래서 닥터체크 신청이나 경기를 종료하는 권한 역시 심판에게 있다. 때문에 투기 종목에서 심판의 성향이 경기와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고 볼 수 있다.

Comments